골프 다이제스트 기사 중 발췌 (마운틴크릭 기사 내용)

Travel Golf
조회수 291

골프다이제스트

[GD 골프코스] 태국 카오야이에 꽂힌 봄

기사입력 2016.03.18. 오전 10:11 최종수정 2016.03.18. 오전 10:11


[골프다이제스트] 태국의 골프 여행지라 하면 떠오르는 무수한 지역. 그중에서도 매 홀 스코어를 지키기 위해 코스 매니지먼트를 전략적으로 하고 매 샷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쳐내야 하는 곳이 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한껏 즐겨야 하는 카오야이다. 그리고 카오야이에 마운틴크릭골프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인내와 끈기, 두 단어에 있다. 그래서 마운틴크릭골프장은 어느 곳보다 재미있다.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27홀 코스

골프 코스에서 가장 마주하고 싶지 않은 장해물은 워터해저드가 아닐까 싶다. 스코어를 잘 지키다가도 눈앞에 워터해저드가 보이면 볼을 꼭 워터해저드에 빠뜨려 예상치 못한 위기를 자초하니 말이다.

왜 이런 이야기부터 꺼내냐고? 마운틴크릭골프장에 워터해저드가 많아서 미리 겁을 주려는 게 아니니 걱정 마시라. 단언컨태 마운틴크릭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무시무시한 워터해저드는 거의 없다. 그나마도 물이 거의 없는 개울 정도이며 이조차 밸리 코스(9H)에만 있다. 하지만 바로 직전에 당신의 귓전에 대고 걱정 마시라고 했는데, 이 말을 뒤집게 되어 미안하다. 주말 골퍼들이 극도로 싫어하는 워터해저드만 없을 뿐, 이곳은 평소 자신의 스코어에 더하기 10을 해야 할 정도로 매우 어렵다. 페어웨이를 따라 벙커가 즐비한데다 그린은 언듈레이션 또한 만만찮고, 잘라서 가야 할 때와 과감히 바로 가야 할 때를 확실히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 난이도 1~10이라면 이곳은 8 정도. 심지어 2013년에 코리안 윈터투어가 열렸는데 선수들조차 생각만큼 스코어가 나오지 않아 원성이 자자했다는 후문이다.

이토록 코스 난이도가 높은 것은 아마도 스페인 골프의 전설, 세베바예스테로스의 마지막 작품으로 생전에 ‘트러블 샷의 귀재’라는 별명답게 극악의 난이도를 지향한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 골프장의 코스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야기하기 위해 서론이 너무 길었다. 본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마운틴크릭골프리조트가 자리해 있는 카오야이(Khao Yai)는 방콕에서 동북쪽으로 250km 떨어져 있다. 수완나품국제공항에서 약 2시간 30분, 방콕 시내에서는 2시간가량 걸린다. 툭 까놓고 말해서 거리가 꽤 먼 것이 흠이다. 하지만 이 단점을 보완하는 장점이 있다.

지리산의 4배 규모인 카오야이국립공원 내 산악 지대에 위치해 방콕 시내보다 4~5도가량 낮은 기온을 유지한다는 점.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제법 선선해 쾌적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자연 경관을 전혀 훼손하지 않아 원시의 자연 속에 쏙 하고 들어온 것 같은 느낌마저 느낄 수 있다. 100년 이상 된 나무와 독특한 바위, 숲 등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것.

골프 코스는 총 27홀로 크릭 9홀(3781야드), 하이랜드 9홀(3671야드), 밸리 9홀(3,834야드)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크릭과 하이랜드 코스가 메인이다. 남자의 경우 이 두 개 홀, 블랙 티의 코스 레이팅이 77, 슬로프 레이팅이 132이다. 화이트 티는 코스 레이팅 70.1, 슬로프 레이팅은 116이다. 쉽게 말해 스크래치 골퍼라도 이 코스에서 거의 모두 오버파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단 1타라도 줄이고 싶다면 캐디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해야 한다. 참고로 에디터의 이 조언은 크릭 코스 1번 홀을 홀아웃 하자마자 뼈저리게 느끼게 될 테니 기억하기 바란다. 파5홀로 그린이 보이지도 않지만 내리막이라 비거리 욕심 때문에 드라이버를 빼 들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게 뻔하다. 그 순간 캐디가 당신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안 돼요. 페어웨이우드로 앞에 보이는 큰 나무를 향해 치세요!” 그러면 ‘얘, 얼굴 안 서게 왜 이래?’라며 보란 듯이 드라이버를 힘껏 휘두르겠지만 세컨드 샷 지점에 가보면 알게 될 것이다. 1번 홀부터 볼 한 알을 잃어버리는 불상사를 겪지 않으면 다행이고. 내리막 바로 밑에는 생각지도 못한 바위가 깔려 있고 페어웨이가 중간중간 두 번이나 끊어져 있어 클럽 선택과 코스 매니지먼트가 중요하다. 참고로 덧붙이면 에디터와 한 조를 이룬 동반자들은 이 홀에서 티박스와 그린에서만 얼굴을 마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더 황당한 건 볼을 잃어버리는 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거다. 이어지는 파3, 2번홀조차 호락호락하지 않다. 티박스와 그린 사이에 바위가 놓여 있는데, 티박스에 서서 볼을 치기도 전에 ‘어서 옵쇼’ 하며 내 볼을 마중이라도 나올 것 같은 기분에 사로 잡히게 될 테니 말이다. 하이랜드 코스는 크릭 코스를 돈 후라면 상대적으로 쉽고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코스의 시그니처 홀은 파3, 3번홀이다. 티박스와 그린 사이에 페어웨이 벙커 모양이 세베의 이니셜인 ‘S’를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밸리 코스는 세 개 코스 중 난이도가 가장 낮다. 페어웨이 언듈레이션만 조금 있을 뿐이다. 파4인 1번홀과 파3, 3번홀, 27홀 코스 중 해저드를 볼 수 있는 7번홀에서 방심하지 않고 실수를 저지르지만 않는다면 이곳에서 가장 좋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지금까지 에디터의 리얼 코스 평을 보고 지레 겁을 먹고 이 곳에서의 라운드를 포기하거나 바짝 긴장한 채 늑장 플레이를 펼치진 않길 바란다. 마운틴크릭에서의 라운드는 힘들지만 스페인의 골프 영웅, 세베가 설계한 코스를 경험해봤다는 점만으로도 다시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질 테니.

[전민선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jms@golfdigest.co.kr]

기사제공 골프다이제스트


0 0